끄적끄적/투병일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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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와서야 문득 드는 생각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해서 꾸미지도 않고, 그냥 있는 대로 얘기하는데.. 남들은 그게 동정이나 공감을 유도려고 하는 말인줄 안다고.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은 자존감이 있을대로 높아서 지 잘난것만 얘기하고 못난건 얘기를 안하며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씹고 뜯고 즐기기 좋은 먹잇감이라고. 물론 내 귀책사유가 없는건 아니겠지.. 나같은 도태된 것들은 말을 존나 못해서 가끔 실수를 하니까. 근데 저 근거없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온걸까. "난 AI에 따먹힐 개발자이고, 딱히 좋은 학교를 나온거 같지도 않고, 온갖 저주란 저주는 다 받고 태어났는데. 그래서 그냥 내가 이런사람이요, 따라서 여기에서 문제가 있는거 같으니 그에대해서 사과하겠다." 라는 말은 그들에겐 통하지 않는 것 처럼 ..
2026.01.23 -
기분부전장애, 사기, 그리고.
1. 피싱 사기를 당했다. 정확히 말하면, 메일 피싱이었다. 대게 외주 사이트에서는 의뢰인과 소통할 때 메일 주소를 보내지 않는 것을 권장하는데 - 피싱 메일을 보내서 나같은 피해자를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위대한 키프로스의 성님들은 "고객센터가 이메일을 보내라는 것 처럼" 가짜 스크린샷을 만들어서 - 나를 낚아냈다. 정확히 말하면, 어떻게든 돈을 벌고 일을 해야하만 한다는 나의 강박과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겠지만. 2. 그래서 은행에 가서 증빙 서류를 들고 이의신청을 했다. 뭐 돈을 돌려 받을지는 모르겠는데, 다행히도 가족들이 수습을 잘 해줘서 그나마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관성적인 내 우울장애는 계속 남아서 - "자책을 하지 않아도 자책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인지적인것이 심리치료를 통..
2025.09.08 -
풀배터리 검사 후기 : 고달프다
풀배터리를 받게 된 이유는 간단한데, 고도의 심리 상담 후 인지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 왔는지 확인하기가 1차였고 - 2차가 바로 망할 병무청에 서류를 가져다 바치기 위함이다. 사실 안내고 훈련소에 그냥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나중에 퇴소당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어쨋든 그래서, 내가 받은 검사는 MMPI, TCI, 로르샤흐, TAT, HTP(집-나무-사람 검사), 문장완성검사, 웩슬러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MMPI랑 TCI는 미리 하고 가서 그닥 어렵지는 않았는데, 문제는 웩슬러였다. 이게 생각보다 "보통의 답변"을 요구하는데, 나는 거기에 걸맞지 않는 조금 4차원적인 답변을 해버리는 바람에... 그리고 도대체 이게 풀 수 있는 건가 싶은 퍼즐도 나오기도 했다. 여튼 3..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