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같아서 못해먹겠다
최근 팀원간의 "분쟁"에서 촉발된 불안/우울/PTSD의 악화로, 응급입원을 간신히 면하고 우리 "집"에 쳐박힌지 대충 1달이 넘어간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 보살을 외치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내 잘못 뿐 아니라 다른 잘못도 말하고 싶지만, 내 내면에서는 그러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를 비롯한 여러가지 원인에서 촉발되는 스트레스는 화병을 돋구는데, 대표적인게 병무청이다.
이놈들은 나를 기여코 훈련소로 끌고 가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훈련소를 빠지면 인생이 꼬인다. 정신과 사유로 공익을 받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 우울/불안 장애로 한번에 4급을 맞은 경우는 드물고 7급을 한 2~3번은 준다고 한다. 즉슨, 내가 지금 당장 7급을 받으면 내년도 공익도 지원 못하고 그냥 빌빌대는 거다. 입영판정검사에서 4급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나는 이미 해당 관청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지 오래다. 천식을 사유로 4급도 간신히 받아냈는데...
그래서 무슨소리냐면, ㅈ같아서 못해 먹겠다. 일을 하려고 해도, 나라에서 하지 말란다. 프로젝트를 하려고 해도, 나 혼자서는 못한다. 사람이랑 같이 하려고 해도, 나는 처세술이라는 이름의 사회생활을 무척이나 못해서 앞의 케이스처럼 쫑이 난다. 휴식을 하려고 해도, 어디선가 오는 불안함에 강제로 공부와 일거리를 찾게 된다.
미련한 중생이 됬다. ㅈ같아서 못해 먹겠다. 억지로 유체 이탈을 한 채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인간은 우주의 미개한 미생물이다..."라고 외치고 있지만 그냥 되는게 없어서 못해먹겠다. 놀랍다, 객관적인 지표로 보면 상당히 상위권에 있는 학습/지적 능력인데도 되는게 없어서 못해먹겠다. 뭐, 다른 능력이 꼴아 박아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조선반도에서 그렇게 찬양하는 능력임에도 되는게 없다. 드라마를 써도 이따구로는 안쓴다.
그냥 산에 들어가서 돼지 농사나 지을란다. 태양광이나 깔아서, 한전에서 연 2000만원이나 얻어 먹을란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뺑이"를 쳐야한다는게 또 상당히 거지같지만, 미련한 중생으로 한 5년쯤 살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뭐, 내가 없어도 사회는 잘 굴러 간다. 다른 똑똑하고 자존감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잘 하시겠지.